가을. 그리고 기다림 ..
지난 주. 비가 오더니 가을이 활짝 시작되었습니다
올해는 정녕 여름이 진상 부리다 이내 겨울로 갈 것 같더니
그래도 잊지 않고 가을이 열렸습니다.
종일 에어컨을 틀지 않고 창문을 열어놓기만 해도 될만큼 ..
나이가 들어 그런 것인지. 자주 생각하는. 떠오르는 단어가 있습니다
'기다림.. ' 이지요
그 말이 생각날 때마다 같이 찾아오는 오래된 가곡이 있어요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
월출봉에 달 뜨거든 날 불러주오...'
아주 아주 오래전. 아마 중학교 시절에 불렀던 것 같은 그런 노래이지요
가사가 한 둘 기억이 나지 않을만큼 아주 오랜 세월 흐른..
그 때. 가곡이 한참 인기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처럼 테레비젼도. 인터넷도 없던 시절이니
라디오를 통해. 레코드 가게에서 나오는 소리를 통해 듣던.
그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얼굴도 모른체 그저 상상속으로 부르던
'기다려도 기다려도 님 오지 않고.
빨래소리 물레소리에 눈물 젖는다...'
기억으로는 이렇게 된 가사이었던듯 싶네요 ..
꿈이 있으면 기다릴 수 있다 하였지요.
그것이 설령 틀린 꿈이라 할지라도
꿈이란 것은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간직할 수 있는. 키워 나갈 수 있는 것이기에
누구의 간섭도 받을 필요 없고. 어느 이의 가르침이 필요하지 않은
자신만의 소중한 보물이겠지요
그러나 많은 이들이 꿈을 잃고 살아가지요.
마치 그런 단어가 있었나 싶을 만큼 추억속에 낡은 책처럼 ..
기다림이란 단어가 낯설고 익숙하지 않아
기다리는 법을 배우지 못해 기다리지 못하는 것이지요 ..
흔히 요즘을 '밴딩머신 - 자판기 시대' 라 하지요
무엇이던 동전을 넣으면 원하는 것이 바로 또르륵 하고 굴러 나와야 하는
만약 그것이 뜻대로 되어지지 않으면
발작수준의 광기로 나타나기도 할 만큼..
이것은 어린 십대에게만 있는 것이 아님을 보게 되어요
의외로 인생 많은 경험을 한 세대들도 그런 모습을 자주 나타내지요
물론 본인들은 그 조차도 모른체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삶인줄 알지만 ..
그것은 단순히 세월을 오래 산다 해서 없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에요
아주 어릴 때부터. 자라나면서. 스스로에게 꿈을 갖고. 키우고. 간직하는
그런 아름다운 시간. 만남을 갖지 못하고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에요
기다릴 줄 아는 것에 대한 미숙함. 영.유아적 사고방식.
그런 어리석음의 특징은 말을 함부러 내뱉고. 행동으로 옮기지요
무엇인가 보고. 듣고 느껴지면
생각. 마음이란 필터에 단 5초도 머물도록 하지 못하고.
마치. 자판기에 동전 넣고 버튼 누르면 이내 커피가 쏟아져 나오듯이 ..
그런 이들이 주변에 있으면 많이 슬퍼져요
그의 인생도 내 인생 못지 않게 중요하고 한 번뿐인 길인데
어찌 저리도 즉흥적이고. 반사적이며. 단편적인지.
마치 붓글씨를 쓸 때 사용하던 습자지처럼 바로 배어 나오는 모습이
인생 가을길에 많이 슬프게 느껴지지요.
그가 갖고 있다 생각. 착각하는 지식. 명예. 미모와 상관없이 ..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라 하지요
사색이 주는 말의 느낌은 기다림과 고요함. 그리고 외로움을 넘어서는 혼자만의 시간이겟지요
혼자 있을 때. 무엇을 어찌 해야 할 지 몰라 하는 이라면
그는 이미 꿈이 없는 것이고. 그러기에 기다릴줄 모르겠지요
가끔. 사색을 통한 묵상과 잡념으로 인한 우울함을 혼동하지요
전자가 집중으로 들어가는 고요함이라면
후자는 집착으로 들어가는 낙심일 것입니다
묵상이 마음에 평안함을 가져다 준다면
잡념은 자책감과 원망감을 가져오겠지요
순간은 그것이 그것 같아 보이고. 때로는 멜랑꼬리 해 보이는 분위기가 멋있어 보일지 몰라도
그것이 계속되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황폐해지고 신경질적이 될 수 있지요
신경질적인 사람의 특징이 주변사람에게 집착하고 힘들게 하지요
물론 정작 본인은 전혀 그 사실을 모르고 살아간다는 것이 더 슬프지만 ..
인생길은 생각보다 아주 짧아요. 그리고 아주 길 수도 있고.
누구와 함께 가는가 하는 것의 결정은 본인에게 달려있지요
육신적. 공간적. 시간적으로 같이 있다 해서
그것이 함께 하는 것이 아님을 안다면 ..
생각과 마음의 교감이 있어야 하고. 꿈이 통하여야 하겠지요
그것은 굳이 같은 꿈을 갖는다는 것과는 다른 말일 것이에요
상대가 갖고 있는 꿈을 지긋이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하고
내가 갖고 있는 꿈을 상대가 이해 할 수 있도록 기다릴 수 있어야 하는 ..
이미 가을은 시작되었어요
혹. 다시 올지 모를 내년 가을에 대한 꿈과 기다림
너무 막연하고 멀어 보인다면 머지 않을 겨울에 대한 것이라도
그대 가슴에 아름답게 시작되기 바라며
그 꿈을 바라보고. 이해하고. 지켜 보아 줄 귀한 이가 있는지 둘러 보시기를 ..
인생길은 바램보다 아주 짧고. 생각보다 아주 길고 멀 수도 있기에 .
집착으로 인한 자책과 원망으로
너도 나도 힘들어 하기 보다는
꿈과 기다림을 향한 집중으로 아름다운 가을 되시기 바라며 ..
햇살 따사로운 휴스턴에서 보냅니다
지금 깊은 감사를 찾으시어 아름답고 평안한
그대만의 꿈을 기다리고 나누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