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이어질 편지

삶의 진정한 가치를 묻는 그대에게

언제나 그 자리에 2004. 6. 27. 07:53

 

 

유월에 보내는 일곱번째 편지

 

 

세상이 온통 아카시아 향기로 뒤덮이나 했더니 어느새 푸른 잎사귀들이 천하를 덮고,

담장 밖으로 쏟아져 내린 붉은 장미들은 '유월장미'라는 말을 실감나게 합니다.
지나온 여느 해들과는 달리 약동하는 신록의 싱싱함을 바라보면서,

물고기가 물 속에 살아야 생명이 있고 새가 하늘을 날아야 자유하며

나무가 땅에 뿌리를 내려야 비로소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는 그 단순하고도 명백한 진리가, 

바로 자신을 지으신 하나님의 창조원리요 생명원리일거라는 깨달음이 새삼스레 가슴으로 다가왔다는

그대의 답신을 받는 순간, 이제는 긴 방황의 길에서 돌아와 진리의 바다 앞에 선 그대를 대하는 것 같아 한없이 기뻤습니다.

그토록 삶의 여정 가운데 자신을 메마르게 한 갈증은 결국 자신이 물 떠난 물고기처럼 살았음이 아니냐는

그대의 자조 섞인 물음과 더불어 이제는 진리를 배우고 진리로 인해 완벽하게 자유하며 진리를 발견하는 기쁨 속에서,

창공을 날아오르는 갈매기 조나단처럼 이제는 그렇게 살고 싶다는 그대의 소망이 제 마음을 눈부시게 합니다.



이께부꾸로(Ikebukuro)에서 그대에게 편지를 띄운 후 저는 동경을 떠나 일본의 작은 시골마을 구리하시(Kurihasi)를 다녀왔습니다.

포도송이처럼 보랏빛 등나무 꽃이 드리워져 피어있고 작은 들꽃들이 아기자기 피어있는 일본식 정원에 하얀 비둘기 떼의 지절거림이 자연스러운 그곳에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의 영혼을 사랑하기에 자신을 과감히 희생할 수 있는,

그러나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불의와 우상 앞에서 용감하게 맞서 싸우는 구리따 와다르씨의 단란한 가족이 살고 있습니다.


일본여성 특유의 작은 체구에 아집으로 뭉쳐진 시어머니 밑에서 조용하면서도 힘있게 한 집안을 복음으로 변화시킨 승리의 여성은 바로 한국 여인입니다.

어린 나이에 낯 설은 일본 땅으로 건너가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생소한 가족들을 가슴으로 품으며 그토록 강인하게 그녀를 이끈 힘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녀는 말합니다.

하나님은 살아 계시고 그분이 자신을 사랑하시므로 자신은 가치 있는 존재라구요.



그대..., 삶의 진정한 가치를 물어오셨지요.

 


한 개인으로서의 삶의 진정한 가치는 혼자만의 행복이나 안일함을 추구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을 복되게 하는 것,

이웃에게 영향력을 미쳐서 주변의 삶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겠는지 싶습니다.

이것은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는 데서부터 시작되며,

세상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자존감이나 자아,

나아가서 교만과는 그 색깔을 달리합니다.



예수께서는 자아를 부인하고 주님을 좇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시 말해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

자신의 가치관, 기준, 사상, 체험에서 오는 자신의 수준을 십자가 앞에 내려놓고

진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뒤를 그저 묵묵히 따라갈 때 우리는 비로소 자신의 가치를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삶이 얼마나 생명이 있고 힘이 있으며 권세가 넘치는지를요.

그것은 돈이나, 권력, 명예, 쾌락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오직 마음의 눈, 영적인 눈이 열려야만 체험할 수 있는 신비한 세계에서 솟구쳐 나오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풍차가 힘있게 돌아갈 때 에너지가 나오듯이, 이 힘이 우리의 삶 가운데 솟구칠 때 비로소 우리의 삶은 꿈으로 이어집니다. 우리 앞에 놓여진 크고 비밀한 세계, 넓고 무한한 세계를 향하여 끝없이 도전하되, 그 도전할 수 있는 힘을 하늘로부터, 자신을 창조한 창조주로부터 공급 받는 자, 그는 반드시 그 꿈을 이루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때로 눈에 보이는 현실에 묶여서 진짜 중요한 것을 놓칠 때가 너무나 많습니다.

텍사스에 있는 예이츠 유전은 미국 최대의 유전으로 유명합니다.

이 유전은 원래 목장을 경영하였던 예이츠씨의 소유지였다고 합니다.

그는 정부 원호금을 받아 근근히 생활을 연명하는 비참한 삶을 살다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평생을 가난에 찌들어 살면서 바로 자기 집 지하 일 천 여 피트에서 하루에 십 이만 배럴의 기름이 콸콸 쏟아져 나온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입니다.



가치 있는 것은 숨기워져 있습니다.

그 숨기워져 있는 것은 꿈을 가진 자만이 소유할 수 있는 것입니다.

현실에 급급한 나머지 자신이 이 시대에 어떤 가치를 가지고 존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해보지도 않고,

해답도 얻지 못한 사람들은 그저 현실에 안주하며 운명이라는 고해(苦海)를 헤엄쳐 나올 수 없어 물결 따라 흘러갑니다.



그러나 자신이 하나님의 자녀 된 신분과 권세를 가졌다는 사실- 하나님 만나는 길로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순간 우주와 만물을 지으시고 통치하시는 창조주 하나님이 '아버지'라는 사실을 믿는 그때, 우리는 역동적인 힘을 발휘합니다. 물결을 거슬러 차고 올라가는 물고기는 힘이 있고 생명이 넘칩니다.

죽은 물고기는 물결에 자신을 내어 맡기고 아래로 아래로 흘러갈 뿐입니다.


비로소 그대가 하나님 안에 있음을 깨달았다고 하셨지요.

그렇다면 하나님과 함께 있음으로 생명을 얻은 자, 곧 구원 받은 자로서의 그대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일까요.

 

우선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령(Holy Spirit)으로 영원토록 함께 계시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만 하면 세상을 이기는 응답을 받을 뿐만 아니라 사탄의 권세 즉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분리시키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분리시켜 불행하게 하는 악한 영에 대하여 완벽한 승리를 거둘 수 있습니다.

 

또한 어디를 가든지 돕는 천사가(히1:14) 우리를 호위합니다.

땅의 미미한 것에 민감하지 아니하고 오직 하늘의 것에 대해 소망을 둔 천국 시민으로서(빌3:20)

세계를 능히 정복할 수 있는 권능을 가진 존재(행1:8)로서의 가치를 갖게 됩니다.



세계 정복의 꿈, 이것은 현실성이 없는 허황된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가치를 발견한 자,

곧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나님의 소원인 언약을 계승 시키는 자로서 (언약에 대해서는 다음 서신에서 적어보내고자 합니다.) 하나님의 유업을 이어받은 축복을 받은 자라면 누구나 '되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성경에는 요셉이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그는 세 명의 의붓어머니와 열 명의 의붓 형들 사이에서 시기와 질투와 미움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민족과 세계 열방을 복되게 하는 자로서의 꿈을 꾸었고 그 꿈을 간직했습니다.

얼른 보기에는 전혀 현실성이 없어 보이는 꿈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형들의 미움을 사서 애굽의 노예로 팔려가기도 하고,

끼 있는 주인의 아내가 그의 준수한 용모에 반한 나머지 교묘하게 유혹하는 데도 불구하고 주인에 대한 신의를 지킨 결과 억울하게 옥살이도 하게 됩니다.

꿈의 성취와는 너무나도 엉뚱하게 요셉의 현실은 좌절되어 가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어떤 현실도 그의 꿈을 좌절 시키지는 못했습니다.



이미 그는 하나님으로부터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다시 말해서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명백한 결론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의 꿈대로 전 이스라엘과 에굽을 다스리는 국무총리가 되었습니다.

가뭄과 기근으로 죽어 가는 집안은 물론 민족과 세계를 살려낸 것입니다.



삶의 진정한 가치는 하나님 안에서만 발견됩니다.

 

하나님 안에 있을 때에만 자신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그대에게 진리의 바다를 힘있게 항해할 수 있는 꿈이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그 꿈은 성령의 바람을 타고 자신의 가치로 수놓아진 돛을 달았을 때,

지혜와 지식의 보화로 가득한 그리스도의 비밀한 섬,

그 아름다운 섬으로 그대를 안내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2000.6.7
답신을 기다리며 그대의 영혼을 사랑하는 이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