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육년의 이야기

아들 이야기 ^^

언제나 그 자리에 2006. 3. 19. 09:49

 

수 년전 어느 이를 만났습니다

 

이곳으로 시집 와, 첫 아이를 가진...

 

그리고 반 십년이 흘렀습니다

 

어느 날 둘째 딸 아이가 태어나고

 

내가 사는 곳과 가까운 곳으로 그도 이사를 오고

 

나를 무척이나 싫어하던 그이의 남편이 요즘 나에게 하는 말

 

"저를 오른 팔로 생각 해주십시오 ^^ "

 

 

그래서인지 요즘 아침 운동 시간에 같이 움직이는 사이가 되었고

 

그 집의 막내가 사진 속의 아이입니다

 

어느 날부터 "아들.. " 하고 부르지요

 

처음에는 "나는 아들 아니고 딸이야.." 하며 발음 정확하지 않은 항변을 하더니

 

일주일이 못 되어 '아들이라 부르면

 

"네.." 하고 대답하지요

 

 

일주일에 한 두번은 아침 시간에 집으로 찾아와

 

일단 싱크대를 뒤져 자기가 먹을 것을 찾는 일로 시작하지요

 

우리 집 어디에 자신의 주전버리가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을 정도로

 

 

그 아들 ^^ 이 크는 것을 보며

 

어릴 때 무엇이 아이에게 들어가야 하는 지에 대해

 

소름 끼칠 정도의 느낌을 갖습니다

 

 

내가 어릴 때..

 

만약 내 주변에 그런 만남이 있었다면.. 하는 생각도 깊지요

 

'다시 한번' 없는 것이 인생길임을 알지만..

 

 

 

봄은 익어가고

 

만남은 넓어지고 깊어지고 있고

 

인생 소풍길은 그리 많이 남지 않은 듯 하고 ^^

 

 

 

그렇다고 마음이 급하고 몸이 분주한 것은 아닌

 

순간. 하루. 일주일의 시간들을

 

이런 아들 들을 만나고

 

그런 아들 들을 키우는 이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내가 찾아 먹지 못한 인생 소풍길을 전해주고

 

그들이 내가 눈치 채지 못한 나이에 알아가는 것을 바라보며

 

 

 

 

눈은 더 어두워지고

 

 

몸은 더 무거워지는 인생길이지만

 

 

마음은 더욱 감사해지는 ..

 

 

그런 이천 육년의 소풍길 어느 만큼에서

 

아들^^ 의 사진을 함께 나누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