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육년의 이야기

여행. 그리고 돌아와서..

언제나 그 자리에 2006. 12. 3. 07:35

 

지난 토요일 오전에 휴스턴을 출발하여

 

어제 금요일 밤에 다시 돌아온. 일주일간의 여행이었습니다

 

원래 예정은 화요일에 돌아오는 3박 4일이었지만.

 

좀 더 있어야 할 이유 때문에 비행기 표를 연기하고 페널티를 내면서

 

며칠을 더 있다 오게 되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조지아 주에 있는 애틀란타를 다녀왔습니다

 

여러 곳을 다녀보았지만. 그곳은 이번이 처음 길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공항에서 있었던 약간의 해프닝이 즐거움으로 남아있습니다~

 

 

이곳 휴스턴 공항은 4개의 커다란 건물로 되있기에

 

도착하는 비행기에 따라 나오는 곳도. 비행기를 타는 곳도 다르지요

 

그렇기에 짐을 찾는 곳도 그 건물의 지하로 내려가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대체로 미국의 공항들이 그런 모양으로 되어있고

 

지난 번 한국에 갔을때. 인천공항은 조금 다른 느낌이었지만..

 

 

애틀란타는 휴스턴에서 두 시간 정도 비행기로 가며.  한시간의 시차가 있습니다

 

공항에 도착해서 사람들의 흐름에 따라. 지하로 내려왔는데

 

순간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지하철이 양 옆으로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대체로 짐 찾는 곳이 가까운 곳에 있기에. 특별히 지하철 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여..

 

 

이것이 제 성격의 한 단면입니다. 생각하고. 계산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고

 

행동하고 진행하면서 생각하고. 고쳐 나가는 ~~

 

 

 

한참을 걸어도 표지판은 계속해서 짐찾는곳을 향한 화살표만 나오고

 

끝없는 길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십여분을 걸어오다. 혹시 길을 잘 못 들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잡히게 되고

 

되돌아가야 하나. 아니면 지속하여 가던 길을 가야 하나 하는 순간의 번민. 갈등 ~

 

 

 

결국. 그곳에 일하는 직원을 찾아 길을 물어보고.

 

그의 조언대로 ^^. 지하철을 타고 한참을 더가니 짐 찾는 곳이 나왔습니다

 

가보니. 주인 오지 않은 가방은 혼자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하고 있고

 

마중 나오기로 한 이는 아직 일이 덜 끝났다며 오지 않았기에

 

가방을 메고. 애틀란타 공항을 구경했습니다. 휴스턴과는 또 다른 내음이 풍겨나는..

 

 

짧은 여행을 계획하여 간단한 옷가지만 준비했었고

 

그 덕분에 갈아입을 옷이 부족하여 조금 곤란하기도 했었지만 ~

 

그래서 굳이 가방을 부치지 않고. 기내에 갖고 갈수 있었지만

 

요즘 검색이 너무 심하고 귀찮아서. 조그만 손가방만 메고 짐을 부쳤는데

 

그래서 짐을 찾으러 가야했지만 그렇기에 길 찾기가 쉬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그 가방을 들고. 목적지 분명하지 않은 그길을 .. 울면서 걸어야 했을지도 모르니까 ~~~

 

 

 

여행의 목적(?)과는 상관없이. 이미 그곳에는 나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이들이 있었고

 

일주일의 체류기간에도 불구하고 애틀란타 시내는 들어가보지도 못하였습니다^^

 

덕분에 이곳에 올릴 사진 한장 찍을 변변한 개인적 시간이 없었지만..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이미 약속 해놓은~ 

 

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그들이 초청한 식당으로 가서 밥을 먹으면서도. 계속 이야기가 진행되어

 

무엇을 먹었는지. 어떻게 먹었는지 전혀 기억에 남지 않을 정도로

 

 

그 덕분에 자정이 다 되어 침대에 누우면 거의 기절상태로 자고. 다시 일어나고

 

그렇게 이틀을 지나고 예정된 화요일이 내일로 다가왔는데

 

그들의 표정 그 어디에서도 공항에 데려다 줄 생각이 없어 보이고^^

 

나 역시 그런 상황에서 그들을 버려두고 떠나올 자신도 없었습니다

 

결국. 페널티를 물고 며칠을 연장했지만.

 

떠나오는 날까지 약간의 개인적 시간이 없었을만큼. 많은 만남이 있었습니다

 

 

무척이나 감사함은. 짧은 며칠의 만남을 통해서 그들에게 평생 해결되지 않던 문제가

 

해결되고. 정리되어. 그들 스스로 감사함을 이야기하고

 

그들의 얼굴이 어둠에서 밝음으로 바뀌어감을

 

나 보다도 그들 스스로 먼저 깨닫고 기뻐하는 것이었습니다.

 

더욱 감사함은 그것이 나의 능력이나. 준비에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스스로 교만하기 쉬운 것이 이 세상의 살아가는 모습들이기에..

 

 

그 중 한 여인의 이야기를 잠깐 나누려 합니다

 

젊은 시절 무속인 - 무당의 일을 하던 여인이라 합니다

 

처음 만났을때부터 범상치 않은 - 다른 표현으로 하면 무서운 ..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보는 그런 모습의 이미지름 아주 강하게 풍기는

 

 

 

만나고 몇분 되지 않아 그 분이 하는 말

 

선생님은 나보다 영빨이 무척 강하시네요 ~~

 

그러면서. 기세등등하던 그의 기가 꺽이고^^.

 

그의 힘들고 어려운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지요

 

지난 몇개월을 무서워서 바깥은 나가지 못하고 있으며

 

꼭 나가야 할 일이 있으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나갔다오며

 

밤마다 울면서. 지내고 있다고..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 안됐다. 힘들겟구나.. 나에게는 그런 일이 없으니 다행이다.

 

그러나 그런 일이 우리 자신에게. 가족에게. 일어났다면...

 

 

그렇게 몇시간의 만남이 지나고 그 여인을 집에 데려다 주고

 

그 다음날. 연락이 왔습니다

 

차를 사러 가는데 도와달라고....

 

어제까지만 해도 운전 할 생각을 하면 심장이 벌렁거려 나오지도 못하던 이가

 

하룻만에 차를 사러 가겠다고 하는 변화가 일어났지요

 

 

 

그리고 그 다음날.

 

어제 산 차를 운전하여 나와서. 제게 점심을 대접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틀린 길을 살아가고 있지 않구나 하는 감사함과. 감사함이..

 

그 여인이 연신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지라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그런 여행이었습니다

 

 

 

공항으로 바래다주면서 그들이 이야기 했습니다

 

빠른 시간에 다시 이곳을 방문해 주시기를..

 

그것이 단순한 인삿말이 아님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끝없는 절망과 어둠의 시간을 살아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속에서 절망과 어둠의 세월을 살아오다.

 

빛으로 나올수 있었다는 것에 대한. 진정한 감사함과 기쁨으로

 

그곳으로 인도해준 이에 대한 고마움이 들어있는 진심의 초대란 것을..

 

 

 

12 월으로 접어들었습니다

 

모두들 나름의 시간표만큼. 지난 열 한달을 지내왔을 것입니다

 

저는 그것의 높이와 깊이와 넓이와 길이를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저는 감사합니다

 

지난 열 한달이. 지난 40 여년의 내 인생길이

 

이름도. 성도 모르던 그 누군가의 인생을

 

어둠에서 빛으로 인도하는데

 

작고. 적은 내가 쓰임받고 있고. 쓰여지고 있다는 것을..

 

그것이. 전혀 나의 잘남이나. 노력이나. 가진 것에 비례하지 않고....

 

 

 

평안하고 의미있는 이천 육년의 마지막 12 월이 되시기를 바라며

 

여행에서 돌와와 짐을 정리하고 있는. 휴스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