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 ...

축복 된 삶....

언제나 그 자리에 2000. 9. 22. 15:05
그렇게도 무덥던 .. 덥다기 보다 타던...

여름 날이 저물고.. 나뭇잎의 손 장난이 시작되더니..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한 주 동안 나름대로 분주하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몸도 바쁘게 돌아 다녔지만 ..

마음이 여러 생각으로 복잡했던 것 같습니다...


님들의 글을 읽고 답 글을 쓸때는 표현 못햇는데..

이렇게 모두 잠든 한 밤에.. 지금 밤 12시 45분...

혼자 글을 쓰려하는데 밖에 빗소리가 나네요...


앞 뜰의 잔디가 무척이나 좋아할 단 비에요...

이곳은 워낙 한적한 동네인지라 ..

대낮에도 조용하지만 ..

이 시간이 되니 너무 고요합니다..


예전에는 이런 밤 시간이 무척 싫었습니다.

잠에서 깨어나서 긴 밤을 새우는 것이 싫어서

아예 잠자리에 들기 전에 술을 많이 마시는 방법을 택하고는 했지요..

아주 깊게 잠들기 위해...

실수로 조금 덜 마셔서 한 밤중에 잠이 깨면 ..

참 힘들었어요...

속이 쓰리니 더 마실수도 없고... 잠은 안오고...

왜 그리 시간은 더디 가는지...



몇번이고 시계를 보고... 또 보고..

새벽 5시가 넘어야 운동을 갈 수 있었으니까요...


한 동안은 비디오를 있는데로 빌려다 놓고....

안 보고 미루고 있다가...

밤 늦게 부터 보기 시작합니다...

도저히 눈이 피곤해서 그냥 나도 모르게 잘 때까지...



그 시절에는 잠을 잘 자는 사람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원래 밤에 늦게 자는 체질인데다...

아마 밤 손님 체질인가 ????



요즘 며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일을 좀 했더니

많이 피곤 햇습니다...

하루가 멍하게 지나가는 것 같고....

하는 일 자체가 사람과 대화하는 일이다 보니...

피곤하기도 했고....




하지만 저는 압니다...

저에게 준 이 엄청난 축복을...

불행한 사람을 보고 반대 급부로 누리는 축복이 아닌...




그 어둡고 힘들었던 시절을 다시 떠 올릴 수 있을 정도로

밝아지고 있다는 것을...

아직도 때때로 힘들고 어렵지만...

그래도 다시 일어서는 힘을 갖게 된 것을...




오랫동안 넘어지면 일어서지 못하고...

점점 더 엎어지고 했으니까요....


아직 다른 이들을 부축할 만한 힘은 부족하지만...

넘어지는 이들을 보며 안타까워 할 만큼 서게 된것을...




이렇게 깊은 밤 잠이 오지 않아도 두려워 하지 않고..

이 시간을 누릴 수 있음이...

더 이상 술의 힘을 빌려서 잠을 청하지 않아도 됨이...




이렇게 되지도 않는 긴 이야기를 들어주는 님들이 있음이...

창밖의 빗 소리가 처량하게 들리지 않음이...



어지럽고 복잡했던 생각들이 이 밤에 정리가 되고 있음이...

내일 또 다시 부딪히게 될 세상살이에 짜증이 나면서도 내일이 있다는 것에...



더 긴 세월 나를 찾지 못할 수도 있었는데 찾게 된 것에...

넘어지면 아픈 것을 알게 된 것에...



이 모든 것을 기억하고

볼 수 있고

쓸 수 있음에...


이 밤....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글을 쓸 수 있음이.....

내 삶에 축복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