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모 - 欣慕
1980년 1월 21일 - 30년이 훨씬 넘은 그 날
특별한 사명도 확신도 없이 이른 아침 열차에 올랐습니다
배웅하는 많은 이들 뒤로 하고 완행열차는 아주 천천히 남으로 내려갔지요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겨울 땅거미가 내려앉는 시간 열차는 종착역에 섰습니다
환영(?) 나온 수 많은 인파를 차창으로 바라보며 순간 감격하기도 했지요
그리고 플랫폼을 빠져나오며 생각이 다른 기다림이란 것 알았습니다
이제 걸음마를 막 끝냇을 듯 싶은 어린아이들이 줄지어 손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그때서야 열차에서 나누어 준 건빵 - 전투식량을 얻기 위한 고사리 손임을 알았지요
지금이야 먹을 것 흔하기에 가끔 재미삼아 몇 개 집어먹을 건빵이지만
그때에는 훈련소를 향하는 우리에게는 하루 식량(전투식량)이었고
그것을 얻기위해 손을 내미는 그들에게는 저녁 한끼를 대신할 식사이었을 것입니다
몇 개월전. 초중고를 지나며 유일한 불사조 같았던 대통령이 피살된 사건이 있었고
몇 개월 뒤. 광주사태라 불리는 현장에 투입되어야 하는 푸른제복을 입었던 그 시절
기억의 창고속 먼지를 얹고 있던 그날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른 것은
아침 인터넷뉴스를 통해 하나의 그림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IS가 장악하려는 시리아 내 난민촌' 이란 기사와 함께
영화에서나 보았을 잿더미 건물 사이로 수 백명 넘는 난민들이
구호식량 얻으려 끝없는 줄을 서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자세히 볼 수 없지만 30 여년 전.
열차역에서 추운 겨울밤을 기다리던 아이들과 오버랩 되며
기억속 그림과 함께 요즘 묵상하던 단어가 연결되었습니다
'흔모 - 欣慕 : 기쁜
담대하라 네가 예루살렘에서 나의 일을 증거한 것같이
로마에서도 증거하여야 하리라 하시니라
날이 새매 유대인들이 당을 지어 맹세하되
바울을 죽이기 전에는 먹지도 아니하고 마시지도 아니하겠다 하고
이같이 동맹한 자가 사십여 명이더라
But on the night immediately following,
the Lord stood at his side and said,
" Take courage; for as you have solemnly witnessed to My cause at Jerusalem, so you must witness at Rome also."
When it was day, the Jews formed a conspiracy
and bound themselves under an oath,
saying that they would neither eat nor drink until they had killed Paul.
There were more than forty who formed this plot. " - 사도행전 23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