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네 시 조금 지났을 뿐인데
창문을 통해 전해오는 바깥 그림이 그렇게 느껴지네
차분하게.. 다른 느낌으로 표현하면 가라 앉아 보이는..
아침에 거실 브라인드를 걷어 올리며
뒷 뜰에 어둠이 아직 묻어 있구나 하는
세월의 흐름을 느낀다네
얼마 전만 해도 그 시간이면 뒷 뜰의 나무들 모습
부지런히 오가는 다람쥐의 아침 나들이를 쉽게 볼 수 있었는데 ...
사람들은 하루를 무슨 생각하며 살고 있을까
해가 한결 짧아진 이런 가을의 입구 오후에는 어떤 생각을 갖게 될까
우울하다고 느낄 때 어떤 생각으로 들어갈까
혼자라고 느낄때 어떤 마음이 깊어질까
살아 갈 날이..
지나쳐 온 날보다 한결 적다고 느껴질 때 무슨 느낌이 들을까
이제 훌쩍 커 버려..
곧 품 속을 떠날 것 같은 아이들을 보며 어떤 마음이 들까
새벽녘 선잠 깨어..
창 밖을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여름 깊어지니 가을 오는 것처럼
이 가을도 머지 않아 겨울에게 그 자리를 비워져야 하겠지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겨울도 준비하고 있겠지
사랑하는 아이들 떠나가듯이
사랑하는 사람 있을지라도 함께 하는 시간 언젠가 다하겠지
그리고 얼마가 될 지 모르는 남은 인생길
홀로 걸어가는 연습 해야 되겠지
거울 바라보는 것을 조금씩 두려워 하겠지
움직이려 하기보다 조금 더 편한 의자를 찾아 앉으려 하겠지
언제 찾아 올지 기약 없는 아이들 전화를
종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지
이제는 기억 속에 남아있는 지난 날 생각들로
하루를 메우려 할지도 모르지
그리고...
그리고... ... ...
지금 그대가..
조금만 더 현명할 수 있다면
조금만 더 지혜로울 수 있다면
인생의 겨울 오기전에
사랑이 무엇인지..
그 사랑을 어떻게 간수해야 하는지
헤아릴 수 있으렷만...
눈 내리는 겨울 잿빛 하늘처럼 물들어 가는
가을의 입구 어느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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