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젊은 시절에는 한 살이라도 더 먹어보이려 나이를 속여 말하는 ‘고무줄 나이’를 갖기도 합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나이 헤아리기를 중단한 듯 하고,
애써 기억하려 하지도 않는 것을 보면 세월을 적지 않게 살아온 것만은 확실한 듯 합니다.
생각으로 있는 것을 표현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글이기에,
인생 소풍길 살아가며 쌓아둔 것을 여러 곳에 글이란 도구를 통해 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가끔 재미있는 일도 생기고 합니다.
제 글을 읽는 분들과 이런저런 연유로 만나게 될 때 듣는 첫 마디가
“글 보다 많이 젊으시네요..” 하는 인사입니다.
이것이 칭찬인지, 아니면 제 글이 너무 늙어보인다는 것인지 모르지만
아마 글을 읽는 분들이 갖는 저에 대한 생각의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직 육신의 나이로 보면 그렇게 늙지 않았지만,
쉽지 않은 인생길 걸어왔기에 생각 속에 들어있는 양과 질이 다른 이들과 조금은 다른 듯 합니다.
그곳에는 부정적인 것도 있고, 한 편에는 긍정적인 것도 모여 있습니다.
아픔의 세월도 있었고, 지워버리고 싶은 시간도 있습니다.
그러나 삶의 가치가 발견되고 난 그날부터 그 모든 것들이 나의 귀한 자산으로 남아 있고,
그것을 글과 만남을 통해 나누고 있습니다.
얼마가 더 남아있을지 모를 소풍길 가는 동안 육신의 나이와 상관없이,
내가 누구인지 모르고 살았던 그 시절의 내 모습을 생각하며…..,
오늘도 글을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