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 아홉 살이 지나고 나서 처음으로 대중 목욕탕을 갔던 것 같습니다
겨울에는 집에서 물을 데워서 부엌 한 귀퉁이에서 했던 기억이 나고...
여름에는 앞 내울이 목욕탕 이었으니까요..
처음 갔던 목욕탕의 기억이 따뜻하고 넓고 좋았었다고 생각나네요...
그 이후로도 특별한 날을 앞두고 연중 행사처럼 가고는 햇지요.. 추석, 설, 또 뭐가 있었나 ??
나이가 들면서 혼자 목욕탕을 다니게 되었고...
아주 자주는 아니었지만.. 한 달에 한번 정도 갔던 것 같네요..
처음 군에 가서 목욕하던 날...
훈련소에서 하는 아우슈비츠 목욕이란 것이 있는데...
영화에서 보던 나치가 유태인을 죽이기 위해서 만든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기억하시는지요..
그 곳의 가스실로 유태인들이 목욕을 하는 줄 알고 옷을 모두 벗고.. 귀금속도 다 꺼내놓고..
수건 한장. 비누 한 조각을 갖고 들어가면...
조금 후에 천장에 달린 샤워기에서 물이 아닌...독개스가 나오고....
꼭 그렇게 생긴 목욕탕으로 발가벗긴 초보 군인들을 밀어 넣는데.. 그 황당함이란...
그 후 부터는 웬지 목욕탕이 싫어졋고..그러다 언제 부터인가 목욕탕을 멀리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아마 집 안에 목욕탕이 들어오게 된 뒤가 아닐까요..
오랫동안 잊고 있던 목욕탕을 가끔 집을 떠나 있을때 피곤한 몸을 쉴 겸해서
물어 물어 찾아 가보면....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금일 휴업"
그 기분이란...황당하기도 하고...갑자기 할 일이 없어지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고..
목욕탕 앞에서 타올 들고 서 있는 모습...문은 닫혀 있고...
목욕탕에서 씻으려고 세수도 안하고, 면도도 안하고..머리는 부시시하고..
그런 옛 기억이 떠 오릅니다...
어제 인터넷에 접속해 있으면서도..
참으로 오랫만에.. 아마 칼럼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 금일 휴업 " 간판을 걸고... 쉬었더니...
혹시 타올 들고 서 계신 분 있나하고 둘러보니..
별로 안 계시는 것 같고...
쉬는 김에 며칠 더 쉴까 ...
" 내부 공사중 "
이렇게 내 걸고...
그래도 누군가 오랫만에 때빼고 광 내려고 타올 들고 왔다가..
호주머니에 달랑 목욕비만 갖고 나와서....
그 예전의 그 기분 들으실 것 같아서...
글을 쓰면서 다른 이들에게 보이기 전에..
내가 먼저 읽고 느끼는 기쁨이 더 크기에...
오늘도 " 금일 영업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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