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길 옆에는 늘 지저분한 판자집이 있었다
아이들은 왜 그리 많은지..집집마다 서넛은 기본이고 ,,
아이들은 빽빽 대며 울고 돌아다니고 여기 저기 지저분한 오물들이 가득해서 자칫 발을잘못 디디면 낭패를 당하기 일쑤였다
우리의 노래 속에 있는기차길옆 오막살이는 말 그대로 노래에나 있는 것이지실제는 그렇지 않다
오막살이 초가집도 없었고 단지 끈임 없이이어지는 철길을 따라서 지붕에 돌을 얹어놓은 판자 집뿐이었다
내가 살던 고향은 군인들이가득찬 전방이었다
일명 수복지구라고도 하는 그곳은온통 군인들 천지다. 흔히 하는 이야기로 군인들 봉급 날이 잔칫날이었으니...
육이오 전쟁 전에는 북한땅이었던 것이 전쟁 후 남한 땅이 되면서 붙여진 이름하여 수복지구 였다
당연히 군인들이 많았고 모든장사들이 군인을 위주로 한 그런 것이었다
집 앞에는 군인극장이라는 간판을단 극장이 있었으니 얼마나 많았겠는가
일요일이면 트럭들은 군인들을극장으로 실어 나른다
가득 가득 쏟아져 나오는 카키색군복들을 보면서 내 고향 사람들은 오늘은 얼마나 벌을 수있는지 머리 속 계산을 한다
영화가 끝나고 외출을 나가기시작하면 시내는 술렁 거린다
술집들은 어여삐 단장한 각시들로가득하고 한편에서는 벌써부터 노랫가락이 흥겨워진다
순찰을 도는 헌병들 눈을 피해골목으로 숨어 들던 군인들은 그들의 최종 목적지인(?)그곳을 찾아 간다
아마 군인 도시에 살아 보지 않은분들은 그곳이 어디인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들은 그곳을 철 둑길옆이라고 불렀다
그곳에는 어여쁜(?) 아가씨들이 가득했고,
언제나 노랫소리와 술 취한모습들 그리고 자욱한 담배 연기가 가득했다
대낮부터 짙게 화장한 여인들이집 앞을 서성이며 곧 닥쳐올 군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입에서는 연신 껌을 짝짝 씹어대며 싸구려 화장품으로 분장을 하고 서 있다
이렇게 수복지구의 저녁은깊어지고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질펀한 노랫소리로 얼룩진다
귀대를 앞둔 사병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하나라도 더 잡아들이려는 헌병들이 눈이 매서워지기시작한다
이제 철 둑길 옆도 조용해지고단지 기적소리만 울려 온다
......................................
학교가 파하고 집으로 돌아 가는길은 늘 철길을 따라 걷는다
어느 만큼 걷다 보면 누가 먼저 랄것도 없이 주머니에서 쇠못을 하나씩 꺼낸다
그리고 철 둑 옆에서 기다리고있는다, 잠시 후에 올 열차를,,,
이윽고 저 멀리서 기적소리가들리고 철길위로 쿵쿵 거리는 열차의 굉음이 드리기시작하면 ,
우리는 귀를 철로에 대고 그소리를 듣는다
얼만큼 열차가 가까이 오기시작하면 우리는 준비했던 쇠못을 꺼내서 철로 위에 놓고떨어지지 않도록 잡고 있는다
이미 겁이 많은 여자 아이들은철로 바깥으로 피해 있지만 그래도 사내아이들은 끝까지 버티려고한다
이것은 또래 사이에서 담력을시험하는 잣대로 쓰이기도 하기에,,
조금이라도 더 버텨야 한다 매일 만나는 아이들끼리 한 번약점이 잡히면 한 동안 헤어나기 어렵기에,,
잠시 후 열차가 지나갈 때 우리는마지막 손을 놓고 얼른 철길 옆으로 피한다
지나가는 기관사의 욕지거리를 한쪽 귀로 흘리며 재빨리 철로로 향한다
그곳에는 방금 열차가 지나가며쇠못의 둥근 모습을 납작하게 바꾸어 놓았고이것은 우리의 재미있는 장난감이 되었다
그렇게 뛰어 놀고 철길 옆을거닐던 그 시절이 눈에 아련한데 ,
이제 그것은 추억으로 남아 있고한국에도 이제는 전철이 들어 와서 그런 낭만도 놀이도 사라졌으리라,,
언제나 그리운 것이 지난 시절의추억이련만,,
이곳에도 길게 철로가 나있다
이름하여 Hamstead Road .. 휴스턴을가로 질러 길게 나 있는 햄스테드는 그 어린 시절 추억을 기억 나게한다
이제는 여객을 실은 객차는보이지 않고 가끔 짐을 실어 나르는 화차만이 길게 지나간다
보통 오십 여 칸을 달고 가는열차를 만나면 보통 이십 여분은 건널목 앞에서 족히기다려야 한다
물론 건널목을 지키는 간수도없이 자동으로 차단기가 내려오고 올라가고 하니,
그 시절 빨간 깃발을 흔들며손으로 차단기를 내리던 그 모습도 그저 기억 속에 남아있을 뿐이다
기찻길 옆 오막살이는 당연히없고 , 빽빽 대며 우는 아이들도 없고 길을 가득 메운 오물도눈이 보이지 않는다
드문 드문 서 있는 공장들과창고들만 있을 뿐,,,
오늘도 햄스테드를 지나며 지난시절 부르던 노래가 생각난다
" 기찻길 옆 오막살이 아기아기 잘도 잔다...칙칙 푹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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