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연서
비 오고 뜨거운 날 이어지더니 가을 내음 가득한 토요일 밤입니다
동안도 평안하셨는지요
흐르는 것이 세월이란 것을 새삼 느끼게 되는 날들입니다
엊그제 시작된 것 같은 시월도 벌써 한 고비를 넘기고 가쁘게 올라서고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월의 마지막 밤.. ' 하는 노래가 흐르겠지요
아주 오래 전, 오랫동안 그 노래를 부르던 시간들이 있었던 것처럼...
앞 뜰의 도토리 나무는 양 팔 가득하던 열매들을 다 떨구어 버리고
한결 가벼운 날개 짓을 가을 바람과 나누고 있습니다
우리 인생의 날들도 그렇게 어느 날 하나 둘 멀어져 가겠지요
사랑하던 이들, 사랑하던 것들과의 헤어짐으로 시작되는...
오래 같이 하던 것들의 떨어져 나감이 가벼움으로 오면 좋겠습니다
지난 날의 아픔이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흐르는 세월이 내일의 디딤돌이 되면 좋겠습니다
인생의 소풍길 다 지나고 난 그 날에 가을 연서가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이 만남이 그대 영혼 속에 아름다운 사랑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살아갈 날이
살아 온 날보다
많이 적은 것을 헤아려 보는
바람부는 가을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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