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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의 절반

십년의 절반이네 ...

 

지-지난 주,

 

금.토.일요일에 걸쳐 십대들의 모임에 참석했었습니다

 

고등학생에서 대학생까지..

 

흔히 말하는 틴에이지.. 세대의 자리이었습니다

 

 

뒷문을 열면. 바로 조용한 호수가 발에 닿는 통나무 집을 빌어

 

이십명이 조금 안되는 아이들과 같이 있었습니다

 

나는 그 자리의 주체는 아니고, 게스트의 자격으로 끼어서

 

아이들과 삼일을 같이 자고.. 먹고.. 놀다 왔습니다

 

 

주변이 깊은 산속에.. 황량한 텍사스에 그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의,

 

언젠가.. 이곳의 님들을 만나게 되면..

 

같이 가 보고 싶다 하는 .. 그런 곳이었습니다

 

주변에 워낙 좋은 곳이 많은 이들에게는 별로 이겠지만,

 

평평한 곳에서 살다보니.. 그런 곳이 참 좋았습니다

 

 

통나무로 지은 집이라 방음 시설은 별로 이었지만,

 

뒷 문을 열면 나무로 된 바닥에 색 바랜 흔들의자가 있고,

 

나무 계단을 내려서면 바베큐 그릴이 놓여 있고.. 늦은 밤에 맛있게 해서 먹었지요

 

열 발자욱만 걸으면 이내 호수에 닿습니다

 

한 쪽 곁에는 발로 젓는 보트가 매여있었고,

 

호수 건너편으로 숲이 있었습니다

 

 

아침 일찍 햇 빛에 반짝이는 호수를 바라보는 것도 좋았고,

 

빠알간 색이 온 몸을 감고 있는 참새 만한, 이름 모르는 새가 노는 곳도 좋았고,

 

가끔 산책하는 이들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아이들이 모여서 서로 대화하고..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오갔습니다

 

가장 나이 어린 학생은 올해 열 다섯 살 이라 했습니다

 

그 아이의 모습을 보며,

 

그들이 나누는 깊은 대화를 같이 들으며 ..

 

헤아려 보았습니다

 

 

그 아이는 십 오년이란 세월을 살았기에 열 다섯이라 하겟지요

 

그 아이가 지금까지 살아 온 햇수를 한 번 더 살면 서른 살이 되겠지요

 

그리고 또 한번의 세월을 더 살면.. 지금의 제 나이가 됩니다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아주 깊게..

 

내가 열 다섯이었을 때,

 

3일 동안 그들이 나누는 대화의 비슷한 끄트머리도 저는 알지 못햇습니다

 

그런 생각을 해 보지도 못했고,

 

그런 대화를 나누어 보지도 못했으며,

 

그런 이야기를 들어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들을 보며...

 

그들이 지금까지 살아 온. 인생을 두 곱 더 살아... 내 나이가 되었을 때의

 

그들 모습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절대.. 저 아이들은

 

나 같은.. 이런.. 후회되는 삶을 살지 않겠구나.. 하는.. 깊은.. 생각을.

 

 

인생의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막연하게도 느끼지 못했던 나의 열 다섯,

 

 

내가 누구인지,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 지,

 

내가 왜 사는 지,

 

그리고 내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아주 명확하고, 자신있는 그 아이들의 열다섯 나이를 바라보며..

 

가슴 한켠으로 감사함이 묻어나며,

 

그들이 눈치 채지 못하는 가슴 깊은 곳으로

 

잃어버린 지난 세월에 대한 안타까움이 흘렀습니다

 

 

이곳.. 휴스턴의 삶을 통해 만나게 되는 이들에게

 

십년의 세월을 늘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그 십년의 절반을 만나고 있습니다

 

 

십년이란 시간은 그대에게도, 나에게도 흐를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날, 그 시간을 맞이할 것입니다

 

 

내가.. 그날.. 그 아이들을 보면서

 

혼자 흘렸던 아픈 눈물을,

 

이곳을 통해 만난 그대가,

 

그대의 사랑하는 아이들이,

 

 

먼 훗날.. 하지만 반드시 찾아올 어느 날에

 

흘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것은 연습게임도 있고,

 

잘 못 된 것 같으면 바꿀 수도 있는데

 

인생길은 '두번 다시'가 없다는 것을 너무 많이 느끼기에...

 

 

그래서.. 십년의 만남을 시작했고,

 

이제 그 절반이 흐르고 있답니다

 

 

벌써 2004년의 석달이 흐르고 있습니다

 

들려오는 그곳의 소식은 마음을 답답하게 합니다

 

누가 잘하고 있는지, 누가 부족한지는 제가 판단할 문제가 아닌 듯 합니다

 

 

그러나,

 

이곳을 통한 만남이 이어지는

 

그대의 인생길은 정말 소풍길이 되기를 바랍니다

 

주변의 환경을 초월할 수 있는 그런 행복한 인생 소풍길이...

 

 

그 날.. 그 아이들의 그 모습처럼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일시적인, 조건적인 그런 행복이 아닌,

 

 

그런 행복이 십년의 만남 속에서,

 

그대에게 함께 하기를 바라며...

 

 

더 깊은 이야기 적지 못함을 안타까이 생각하는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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