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둑
마른 하늘에서갑자기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차창으로 하늘을 올려보아도 구름 한 점 없는 것 보니 분명비가 오는 것은 아닌 듯 싶습니다.
또한번 앞 유리위로 후두둑 거리며 무엇인가 떨어지는 것을보고 나서야 소리의 정체를 알았습니다.
길가에 구르는 낙엽을 보며 생각에 잠겨 운전 하느라도토리나무 밑을 지나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지요.
어린시절 어머니와도토리를 찾아 산 넘고 물을 건너며 자루 가득 담으려헤매던 생각이 났습니다.
먹을것이 흔하지 않던 시절이기에 도토리 묵은 특별한반찬이기도 했지만, 넉넉하지 않은 가정생활에 도움을 주는 작은돈벌이가 되기도 했습니다.
엄마 손에 끌려다니던 길은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 않았고,이름 모를 꽃, 저마다의 색깔로 지저귀는 새 소리는 아픈다리를 쉬게 할만큼 좋은 나들이기도 했습니다.
세월은 많이 흘러어머니는 팔순을 넘기셨고, 얼굴에는 두 번의전쟁을 겪은 삶의 자국이 짙게 보입니다.
가끔은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여 마음을 아프게도 하실만큼 오래사셨습니다.
감사한것은 아직 그 시절 도토리 따러 다니던 그 때를 기억하실만큼 정정하신 것입니다.
몸도 마음도 정신도그리고 영혼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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