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종지
별다른 반찬이 없던 어린시절에 빼놓지 않고 밥상에 올라오는 작은 그릇이있었습니다.
종지라 이름하는 조그만그릇에 담겨 간장이라 불리던 이것은 특별한 맛이없어서인지 개인적으로 즐기던 반찬은 아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세상살이를하면서도 간장종지 란 단어를 가끔 듣게 됩니다.
그 뜻은 아마 상대의그릇을 평하며 사용하는 듯 합니다.
여러 이들과 대화를하면서 나름의 어려움을 듣게 됩니다.
종류와 색깔은다양하지만 많은 부분 차지하는 것이 사람과의 사이에서오는 갈등인 것 같습니다.
여러 이유로 시작되지만,그 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상대가 내 마음에 들지 않을 때표출됩니다.
무엇인가 자신이정해놓은 나름의 기준이 있는데 상대가 그것에 응해주지못할 때, 우리의 마음은 겨울 날 고드름끝처럼 날카로워집니다.
그리고 상대에 대한원망과 미움이 시작되며 마음에는 황량한 바람이흩날립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상대의 잘잘못에상관없이 나의 그릇의 크기에 대해서,
혹시 나의 그릇은 어린 날밥상 위의 간장종지 만한데
그곳에다 세상을,상대를 담으려 하지 않았나 하는,
지금 나에게 주어진갈등은 상대에 대한 아쉬움을 갖기보다 나의 그릇을 키우는시간이 아닌가 하는,
가을냄새 너무 좋은휴스턴에서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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