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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육년의 이야기

그래서 나는 좋다

 

 

연일 이어지는 여름 장마같은 날씨 덕분에

 

오늘은 온도가 많이 떨어져 시원함을 순간 느끼기도 하네

 

평소 보다 이십도는 족히 내려간 온도계를 보는 것도 좋지만

 

살랑거리며 불어오는 비바람도 싫지는 않으네

 

 

 

이렇게 비가 자주오고 습도가 높은 날

 

짜증나기 좋고. 생체 발란스 맞추기 어려워 하는 이들 너무 많이 보며

 

작년보다 더 차분해진 나를 보니

 

아주 작은. 미세한 변화일지라도 넓어지고 깊어지는 나를 보니

 

감사함이 조금 더 진해지는 나를 보며

 

 

그런 나를 보니 나는 참 좋다

 

나이 들어가는 것이 좋다

 

세월 흐르는 것도 참 좋다

 

비가 오는 것도 좋다

 

비바람이 불어오는 것도 참 좋다

 

 

 

 

오랜세월 스스로가 싫었었는데

 

나이 먹는 것이 두려웠었는데

 

세월 흐르는 것에 초조했었는데

 

비가 오는 날에는 우울했었는데

 

비바람 부는 날이면 어디론가 숨고 싶었었는데

 

 

 

이런 나를 보니 나는 참 좋다

 

무엇이 좋으냐고 물으면 딱히 대답할 것 없는 것이 나는 좋다

 

손에 잡히는 것 없는데도 차분해지는 내가 참 좋다

 

내세울 것 없는 것 같은데 부유한 나를 보니 참 좋다

 

더 많이 가진 이들보다 나를 좋아하는 이들 만나니 참 좋다

 

 

 

 

지금보다 내년이 더 아름다운 소풍길 될 것 알기에 나는 감사하네

 

인생 육십을 지금 생각해도 아릅다워 보이니 나는 참 감사하네

 

딸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인생길 보여줄 수 있으니 감사하네

 

 

 

 

 

늦은 밤. 이른 새벽. 감사함으로 마무리하고. 감사함으로 시작할 수 있으니

 

그래서 내 인생길은 소풍길 되고 있음이

 

나는 좋고.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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