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으로는 십대의 후반에 첫 사랑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름조차 기억에 가물한데 얼굴 모습은 어렴풋이 떠오르네요
제가 살던 곳에서 버스를 타고 두세시간을 갔어야 했던 곳에 살던 소녀이었지요
아마 중간에 누군가의 소개가 있었던 듯.
그 당시에 할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인 편지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고
밤을 새워가며 글을 적고. 지우고. 적고. 찟어버리고는 하던 날들.
그러던 어느 날.
아마 가을 깊어진 어느 날이 아니었는지
용기를 내어 그이가 살던 곳을 찾아갔었지요
집 뒤 동산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는 다시 돌아온 기억이.
그 이후로 다시 만나지도 못했고. 어떻게 헤어지게 되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
아주 오래된. 빛 바랜 사진 같은. 그런 추억의 첫사랑이 있었지요
살면서. 이런 저런 만남이 있고 헤어짐이 있지요
때로는 마음의 울타리에 들어와있던 이를 보내야만 할 때도 있었고
헤어짐이 두려워 만남을 자신없어 하던 날도 무척이나 많았었지요
세월이 흐르고 인생의 연륜이 쌓여서만이 아닌
어느 날. 축복의 자리에 들어오게되고
그리고 그 축복이 이해되고. 내것으로 체질화 되고 난 이후.
만남과 헤어짐에 대해 조금은 무덤덤해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전달이 되고 이해가 되어질지 모르지만. 나의 느낌이.
절대자의 완벽하고 완전한 계획속에 이루어지고 있음을
그 분의 깊은 사랑 가운데서 진행되어지고 있음을
눈치채고. 이해되고. 나와 관계 있음이. 믿어지는 그 순간부터
오는 이를 반갑게 맞이하며.
이 사람을 향한 그 분의 계획이 무엇일까를 보려 하고
가려는 이를 기도하며 보내며.
이 사람을 향한 그 분의 계획이 언제까지 일까를 알려하니
흥분함도. 괴로움도. 예전 같지 않은
인간적인 아픔과. 아쉬움이 남아 있을지라도
오늘이 내 인생길 마지막 날인가에 대해 늘 그 분의 뜻을 묻는 소풍길이기에
감사함으로. 오는 이 맞이하고
기도함으로. 가는 이 보내는 소풍길이 되어지고 있다오
우리의 소풍길은 짧은 70 평생에 마무리 되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그 작은 인생길조차 누리지 못하는 만남이라면.
그렇게 아름다운 만남은 아니라 생각하기에
날 더워지는 칠월의 어느 날에
'이천 육년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대의 향기 (0) | 2006.07.23 |
---|---|
인생을 아십니까 !! (0) | 2006.07.19 |
기다림.. (0) | 2006.07.06 |
님이 계셔서 언제나 행복하고 든든합니다 (0) | 2006.07.05 |
칠월의 이야기 (0) | 2006.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