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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년이란 시간..

시간과 시계

시간과 시계

 

시간과 시계


시계가 아주 귀하던 어린 시절에는 누군가 번쩍이는 것을 손목에 차고 있으면 무척이나 존경스러워 보였습니다. 

기억으로는 중학교 졸업할 때쯤 해서 부모님이 손목시계를 선물해주셨는데, 아주 오랫동안 자랑스레 차고 다녔으며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제 세월이 많이 흐르고 모든 물질이 흔해지며, 시계 역시 어디에나 걸려있는, 살아가는 여러 도구 가운데 하나로 된 듯 싶습니다. 

방구석에 여기저기 뒹구는 아이들 장난감처럼,,,


가끔 시계를 갖고 다니는 것이 귀찮거나, 혹 잊어버리고 나와도 시간을 알려고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자동차 안에도 시계가 달려있고, 늘 들고 다니는 휴대용 전화기 안에도 시계는 돌아가고 있습니다. 

날마다 밥을 주지 않아도 가고, 시간이 잘 맞지 않던 그런 시대의 시계가 아닌, 디지털화 된 시계가 곳곳에 널려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시계가 어느 곳에나 있고, 그 정확성이 이루 말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의 삶은 예전에 비해 더 편안해지고 여유롭지 못합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시계가 바뀌었듯이 우리의 일상은 늘 시간을 다투는 삶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먹고 살기 위한,,,

 

우리는 시계를 갖고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시계일지라도, 그러나 우리가 시간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정확한 시계를, 아주 비싼 시계를 갖고 있더라도 

그것은 눈에 보이는 하나의 물건을 소유한 것이지, 쉬지 않고 흐르는 시간을 갖고 있음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의 시간도 다시는 올 수 없는 시간입니다. 

어제가 오늘이 될 수 없고, 내일이 나를 기다려 주지 않듯이,,,

 

우리는 자주 착각합니다. 

도처에 시계가 널려 있는 것을,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언제나, 

어디에나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그러다 어느 날, 

우리 인생 소풍길 마쳐야 할 시간 되었을 때, 

지나온, 

잊어버린, 

흘려버린 시간에 대해 안타까워하며, 

애꿎은 비싼 시계만 원망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어제 죽은 그 이가 그토록 소망하던 내일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