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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두번째..

Dead End


Dead End


젊은 시절 군 생활을 미군부대에서 하면서 처음 미국 사람들 사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전에도 간간히 미군들이 훈련을 받는 것을 본 적이 있지만 실제로 그들이 사는 곳에 같이 살기는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여러 모습에서 다른 점을 알게 되었지만 무엇보다 인상 깊게 느낀 것은 집과 집 사이에 잔디가 깔려 있다는 것과,

동화 속에서나 보아왔던 그런 집들이 군데군데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시절을 살아 온 세대들은 알고 있겠지만 집을 먼저 짓고 나서 길을 만들어 가던 우리네 모습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내가 미국에서 살게 되면서 정말 그들이 만들어 놓은 도시를 자세히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먼저 도로를 만들어 놓고 집을 지으며 반드시 빈 공간에는 잔디를 깔아 놓습니다

무척이나 더운 휴스턴의 여름에 잔디를 관리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직접 해 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미국에서 잘 모르는 주택가를 운전할 때는 꼭 눈 여겨 보아야 할 팻말이 있습니다

‘Dead End’…. 이렇게 써 있는데 말 그대로 …‘길이 없다, 또는 막힌 길’ 이란 뜻입니다

그런데 처음 미국에 온 분들이 이것을 소홀히 보고 들어서면 낭패를 보기가 싶습니다

직선 도로 보다는 구부러진 길이 더 많은데다 한참을 들어가다 보면 길이 막혀 있고 되 돌려 나오다 길을 잃어 버리기 아주 쉽답니다


‘아는 이들만 찾아 가기 쉽게’ 표지판과 도로를 만들어 놓은 한국에서 운전을 하다 오신 분들은 스쳐 지나기 쉬울 것입니다

자동차에 지도를 갖고 다니지 않고 표지판에 별 관심 없이 그 동안 운전을 해 왔던 습관이 있기에 아마 당황하게 될 것입니다

미국의 운전자들은 당연히 지도를 갖고 다니며 반드시 가야 할 길을 미리 확인하고 다닙니다


그런데 도로를 찾아 가는 것은 가다 막히면 물어 보아 되 돌아 갈 수 있다지만,

지금 가고 있는 삶의 길이 혹 ‘Dead End’로 된 길이라면… 어떨까 생각 듭니다

더욱이 그 길이 인생의 시작점이 아닌 중간 지점을 지나고 있다면…

아니, 그 길 자체가 ‘막힌 길’ 인 것을 끝내 모르고 가고 있다면…..


이런 저런 일로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런 느낌을 받게 됩니다

왜 사는지……에 대해 자신 있게 답하지 못하기도 하고,

“남들도 다 그렇게 살고 있지 않습니까?” 하고 되 묻기도 합니다


이제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아마 새로운 계획들도 준비하고 있을 것입니다

혹 내가 가고 있는 인생 길이 ‘Dead End’ 는 아닌지 둘러 보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내년 이맘 때 가고 있는, 가야 할 인생 길이 막히지 않은 ‘잘 닦인 길’ 이기를 바랍니다

올 한해도… 짧은 시간 귀한 만남을 함께 했던 이들을 생각하며… 휴스턴의 남자가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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