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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을 넘기고...

겨울 비..

 

 

겨울비가 무척이나 많이 왔습니다

 

종일토록 내렸습니다

 

한 낮임에도 하늘을 온통 검게 만들었습니다

 

한국 같으면 이런 날 눈이 내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곳은 겨울비가 내립니다

 

 

 

낙엽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내리는 빗 방울과 같이 떨어져 내려 앉았습니다

 

몰아치는 바람을 마다하지 않고 같이 날아갔습니다

 

이 비가 그치면 날이 추워진다 합니다

 

그러면 겨울 내음이 짙어질지도 모릅니다

 

비록 눈은 내리지 않을지라도

 

 

 

정말 몇날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살아가는 날 동안 절대 다시 오지 않을 날들이 흐르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겨울은 올 것입니다

 

내년에도 겨울비는 내릴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천 육년의 겨울비입니다

 

 

 

머리가 많이 희어지고 있습니다

 

새치라고 하기에는 조금 많다 싶어집니다

 

검은머리와 다르게 잘 말을 듣지 않습니다

 

아침마다 머리에 젤을 듬뿍 바릅니다

 

얌전하지 않으려는 새치를 잠재우려 하는 것입니다

 

겨울비를 맞으며 잠시 걸었더니 머리가 풀어졌습니다

 

그리고 진한 커피를 마셨습니다

 

배가 고픈데 왠지 식욕이 없는 듯합니다

 

 

아침에는 내리는 비를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바닥에 떨어지는 빗줄기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리는 자동차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흐르는 세월을 잠시 헤아려 보았습니다

 

내년 겨을비가 내릴 때...

 

나는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어떤 이들이 내 곁을 떠날 것이며

 

어떤 이들이 내 곁을 찾아 올것인지

 

 

 

그대 곁에는 누가 있을 것인지 헤아려 보시기 바랍니다

 

내년 겨울비 내릴 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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