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

조개껍질 이야기

 

일년 가까이 만나고 있는 이가 있습니다

 

어제 조금은  긴 시간 같이 하게되어.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보통 일주일에 한 번은 정기적으로 만나고. 서로의 시간이 맞을때. 가벼운 식사. 차를 마시기도 하니

 

만난 세월에 비하면 꽤 많은 시간들을 함께 하였을 것입니다

 

 

어제 그 분을 만나 조개껍질 이야기를 했습니다

 

뉴스를 보니 남해 어디에선가 고려청자를 운반하던 배가 가라앉았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발견되었다는.

 

그 과정이 어떠한지. 발견한 이가 누구인지도 중요하겠지만

 

그 소식을 들으며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제가 만나는 이들에게 조개껍질 이야기를 할 즈음이면 많이 열려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나의 마음이 아닌. 상대의 마음. 생각이..

 

 

이번에 발견된 청자는 그 가치를 값으로 매기기 어려울만한 귀한 보물이라 합니다

 

그렇기에 그것을 발견한 이에게 상당한 포상금도 지불할 계획이라 하고..

 

 

보물은 보믈을 알아보는 이를 만날 때 그 가치를 발할 수 있겠지요

 

그것이 그냥 바다 가운데 가라 앉아있을때는 조개들의 놀이터로. 피난처로 사용되어졌을 것입니다

 

그러다 이리저리 부는 물결에 떠다닐 수도 있을 것이고.

 

아이들의 손에 발견되었다면 장난감 이상의 수준으로 여겨지기는 어려웠겠지요

 

 

그런데 오랜 세월. 많은 시간을 원래 있어야 할 자리를 벗어나 있었기에

 

본래의 모습이 많이 망가지고. 헝클어지고. 한부분 떨어져 나가기도 했을 것이에요

 

그러나 그것의 가치를 아는 이를 만난 후부터는

 

조심스레 조개껍질을 떼어내고. 오물을 닦아내어 원래의 아름다움을 찾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그 이에게 그런 말을 했습니다

 

저를 만나는 시간은 일주일에 한 두 시간입니다

 

저는 그대를 만날때마다 어느 부분에 조개껍질이 붙어있는지를 살펴봅니다

 

그래서 그대가 아프지 않게. 눈치채지 않게. 조심스럽게 그것을 떼어냅니다

 

그 이유는 당신은 원래 귀한 그릇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그것을 떼어내다 보면 약속한 시간이 다 되어 헤어져야 합니다

 

그 때. 그런 기도를 합니다

 

다음 만날때까지 더 이상의 조개껍질을 붙여서 오지 않게 되기를..

 

 

그러나 다음에 다시 그대의 인생이란 시간동안 얻은 여러 모양의 껍질을 붙여가지고 오시지요

 

그러면 또 다시 조용히. 표시나지 않게. 불쾌하지 않게 그것을 떼어냅니다

 

 

그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아주 오래전 사용하던 태엽 감는 괘종시계를..

 

그것은  보기도 좋고. 거실 가운데 자리를 잡을만큼 귀했으며 시간을 알려주는 좋을 일도 하는 시계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루 두 번 반드시 뚜껑을 열고 태엽을 감아주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멋있고. 비싸고.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여도 시계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지요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 많은 생물 가운데 인간만이 영적인 존재입니다

 

그 말은 영적으로 손상. 조개껍질을 붙이고 살 수 있는 존재라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그것이 발견되어지고. 깨끗이 복원되어질 때까지. 살아온. 지나온 세월만큼의...

 

 

오래된 골동품일수록 귀한 가치를 갖기에 값이 비싸지만 맞는 부속을 구하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인생길  오래 살아온 이들에게서 얻어지는 귀한 많은 것들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세월만큼 많은 조개들이 붙어있고. 망가진 많은 부분들이 보여집니다

 

 

그것이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우리의 인생길이고. 아름다운 행복의 길이라면 그럴 수는 없겠지요

 

 

저는 기대하고 기다리며 조개껍질을 떼어내고 태엽을 감고 있습니다

 

언젠가 그도 다른 이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에게 붙은 세월의 흔적들을 닦아주어

 

빛나는 그릇으로 만들어주고 있는 모습을...

 

 

 

오늘 그대는 어떤 만남을 갖고있는지요

 

그대의 가치를 발견하고 원래의 모습으로 닦아주고 빛내주는 이와의 만남인지요

 

이미 갖고있는 껍질도 많은데 또 다시 붙여주는 그런 만남은 아닌지요

 

우리 인생은 만남에서 모든 것이 좌우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 그대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에 따라 나타날 것이에요

 

귀한 만남을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는지.

 

순간의 만족과. 기쁨을 원하는 생각으로 시작하는지...

 

 

 

이 여름 더 더워지기 전에...

 

 

 

 

 

 

'2.0.0.7.' 카테고리의 다른 글

4 년 하고도 2 개월 뒤 ~  (0) 2007.08.13
.. 이야기  (0) 2007.08.06
교만, 오만, 위대함 ..  (0) 2007.07.24
행복  (0) 2007.07.12
토요일 밤..  (0) 2007.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