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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두번째..

Viet Nam

Viet Nam

Viet Nam

 

국민학교 시절 우리의 형들은돈을 벌겠다고 떠났다

명목으로는 나라를 위해서,우방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하늘만 쳐다보고 살던 그 시절목돈을 만지기 위해서,

막상 사회에 나와도 특별한일거리가 기다리고 있지도 않던 시절이기에,

그들은 목숨을 담보로 긴 여행을떠났던 것이다

 

흰 장갑을 낀 헌병들의 손에들려온 상자 앞에서 어머니들은 통곡하였고 보상금이란것으로 울음을 삼키어야 했다

피 어린 돈으로 고속도로를깔았고 새로운 재벌이 생겨났다

귀국 길에 가져온 눈 큰 인형에입이 함박만하게 벌어졌고 따라 온 돈 뭉치에 침을 삼켰다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또 다른한 쪽에게 넘겨졌다는 소식과

마지막 헬기에 오르려는 필사적인몸부림을 테레비로 보는 것으로 우리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잊혀져 갔다

 

이곳에는 적지 않은 그들이 있다

북쪽인지, 남쪽인지 물어 보지도않았지만 이제 그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들도 이곳의 이방인이고 나역시 그들과 마찬가지 이기에,

가끔 중국인과 혼동이 되고는하지만 풍기는 이미지가 어딘가 색다르기에 알 수도 있다

 

가끔 그들의 음식을 먹으러가기도 한다

해장국이 그리울 때나 , 시원한국물이 먹고 싶을 때는 그들의 식당에서 만든 국수를 먹으러간다

맛이야 우리 것과 틀리지만 그것이라도 먹어 볼 수 있음에 감사하며 들른다

 

이곳에서는 그 나라를  " Viet Nam "이라고 부른다

나의 기억 속에는 " 월남 "이라고되 있었지만 그것은 우리의 표기 방식 일 뿐이고

이제 그 전쟁에 참전했던 이들은모두 반백이 되어 버린 것처럼,

지구 상에 월남이란 나라는더 이상 존재 하지 않는다

 

나라를 잃어 버렸다는 것은 돌아갈 곳이 없다는 것과 같은 말이지만,

갈 곳이 있는 우리들로서는그들의 아픔을 잘 알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들에게는 " VietNam " 이 그들의 다른 고향 일 것이고 이곳이 또 하나의고향이 되었을 것이다

마치 이곳에서 이십여년을 살면서한번도 한국에 가지 않는 한국인들이 있는 것처럼,,,

 

며칠 전 테니스 장에서 새로운친구를 사귀었다

그는 " Viet Nam " 이라고하였다

하지만 그에게서는 미국인의냄새가 깊이 배어 나왔다

언젠가 우리의 아이들에게서도그런 냄새가 묻어 나올 것이란 생각을 동시에 하였다

이곳이 그 아이들에게는 새로운고향이 되고 있으니까...

 

세월이 흐른 다는 것은 그리운것들로 부터 멀어지고 잊혀진다는 뜻도 있겠지만,

또 다른 새로운 것에 적응되어야만 하고 점차 그것에 흡수되어야만 하는,,,

그것이 삶인 것을,,,.

 

어디서 시작되고 언제 끝날지모르는 경제위기라는 단어 앞에

새로운 발을 내 딛는 우리의젊은이들이 가고 싶어도 갈 곳이 없다는 숨 막히는 현실앞에서

차라리 월남이라도 있었던그때가 그리울지도 모른다

설령 그것이 목숨을 담보로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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