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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년이란 시간..

'M' 그와의 만남

M, 그와의 만남

M, 그와의 만남

 

 

살면서 여러 가지가 우리에게 중요하겠지만, 누구를 만나는가 – 만남은 상당히 중요할 것입니다. 내가 원해서 되는 만남도 있을 것이고,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되는 만남도있을 것입니다.

우리 삶을 결정짓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부모와의 만남, 스승과의 만남, 그리고 친구의 만남이 있지요.

그리고 인생 소풍 길을 같이 갈, 삶의동반자를 만나는 결혼은,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하면서도, 육신적으로는 성숙해졌다고 착각하기 좋은 연령이기에, 주변의 권고나 충고를 무시하기 쉽지요.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잘못된 만남임을 느끼고 다른 길을 찾으려 하지만, 몸과 마음에는 많은 상처가 가득하게 될 것이고, 자녀가 있다면 그들에게도 평생 가는 아픔을 남겨주게 됩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만남을 갖게 되며, 때로는 전혀 만날 수 없는 이들과의 만남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 이 글을 통해 만나게 되는 님들도 같은 경우이겠지요.

 

‘M’ 그와 나는 서로 사는 곳도 다르고, 하는 일도당연히 틀리며, 살아온 배경에서도 어떤  공통점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가 이곳에 흘러 온지는 몇 달이 지났다고 했지만, 내가 그를 본 것은 그 날이 처음이었습니다.

다른 이와 나누는 대화에 “하는 일이쉽지 않아, 담배를 많이 피운다‘는 말을 들으며 ‘몸과 마음이 몹시도 피폐해져 있겠구나’ 하는 생각과 지난 날, 내 삶의 시간들이 오버랩 되었습니다.

조금 더 그의 모습을 곁눈으로 지켜보다 차 한잔 할 것을 권유하고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는 자신이 살아왔던 날들, 화려했던과거의 부귀영화에 대해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더해가며 오랜 시간 자랑을 했습니다.

한참이 지난 후, 그의 자랑거리에 바닥이보이면서 그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만남을 통해 깊은 대화가 되려면 –그것이 글을 통한 만남이던, 직접적인 만남이던, 자신이 갖고 있던, 보여주고 싶어하는 자신의 城이 무너질 때 가능하지요. – 많은 이들이 허물기싫어하고 두려워하여,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겉을 맴돌고 있는 이들도 있지요.

 

누구나 그렇듯이, 그 역시 살아온 지난날에 많은 상처와 아픔을 갖고 있지만, 더러는 숨기기도 하고, 더러는 부풀리기도 하면서 자신이 살아 온 삶을 한 편의 대하 드라마를 적어가듯 풀어놓았습니다.– 대체로 이런 경우는 드물지요. 

 

 

담배를 다시 입에 대기 시작했으며,밤에는 술을 먹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고, 주량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음에 대해 스스로 두려워하며, 인생의 마지막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했습니다.

 

자살에 이르는 사람들의 초기 증상은,불면증과 우울증으로 시작되지요. 처음에는 잠이 안 와서, 하는 일에 어려움이 있어서, 잡념을 잃어버리려 한 두잔 마시던 술이, 어느날부터 술을마시지 않으면 잠자리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변해가며,

아침에 술이 깨었을 때 오는, 좌절감과초라함으로 자신의 영혼과 육신은 황폐해져 가지만, 그것에 대한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단지 처한 환경과 밀려오는 불안감을 피해가려는모습을 보이지요. 오랫동안 알코올에 의지하여 살아왔던 내 삶의 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 후에도 그는 일순간 좋아져보이다 다시 무너지는 모습을 반복하고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걷는 – 의지력으로 버텨 보려는, 그러나 그것이 되지 않음을 나는 경험을 통해알지요.

그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 그런 어려움의 반복이 이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날의 만남을 통해 그가 일단은 좌절의 깊은 늪에서 빠져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만남과 대화를 통해 그가 알지 못하는- 알고 싶어하지 않는 부분이 치유되어야 할 것입니다. 마치 암 세포가 있음을 부정하고 싶어하는 암 환자처럼,

이 일은 쉽지도 않고, 많은 시간과끈기가 요구되는 것이기에, 그도 나도 상당한 인내와 사랑이 필요하겠지요.

그러나 이것은 얼마가 남았을지 모를 그의 인생 소풍 길 마지막 날에, 지난 날을 되돌아 보며, 그 만남을 통해 내 삶은 다시 시작되었고, 아름다웠다고 고백할 수 있는 것이 되겠지요..

 

여러 경로를 통해 많은 이들을 만나고 대화를 하면서, 안타까운 것은, 자신이 지금 어떤 상태에 들어가있는가에 대한 스스로의 진단은 당연히 없으며, 또한 그들 주위에 사려 깊게그 부분을 나눌만한 이도 안 보인다는 것입니다.

아니면 그런 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문제 – 정신적, 영적인 부분에 – 가 있다는 것에 대해 애써 부정하고 싶어하고, 그런 대화 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피하려 할지도모르지요.

내 지난 삶의 여정을 돌아보면 이 부분이 유난히 강해(??), 서론에 잡혀서 인생 소풍 길 중요한 시간들을 다 허비하고 살아 왔음을 고백합니다.

 

경제대국이며, 우리와 지리적, 문화적으로많이 흡사한 일본에서 해마다 교통사고로 죽는 숫자가 1만 명에 달하는 반면, 자살자의 수는 무려 4배가 넘는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자살이란 것이 어느 순간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정신적인 문제를 제대로 진단, 치유하지 못한 상태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모르기도 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주변의 누군가가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할 때, 그것을 순간 지나가는 농담으로 듣고, 또는 환경이 힘들어 하는 푸념 정도로 인식하기도 하며, ‘자살을 이야기 하는 사람은정작 죽지 못한다’는 전혀 근거 없고 위험한 소문을 사실로 믿기도 하지요.

지난 시절, 자살을 깊이 생각하고,그 방법까지 계획하고, 시도했던 기억이 있었기에,,,

 

오늘도 나는 ‘M’, 그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그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을까요.

얼마나 더 살지 모르는, 남은 삶을어떻게 정리하고 싶을까요.

그리고,

우리는 또 다른 ‘M’이 아닌지요.

 

오늘도 나는 생각해봅니다.

또 다른 ‘M,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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